요즘 이생각 저생각이 다들어서, 여기에 아무 개소리라도 적지 않으면 뭔가 뒤죽박죽이 될거 같아서 말이지.
그냥 단순한 이유는 오늘 야구광의 시를 오픈하고 산 컴퓨터가 늙어서 명을 다해, 새 컴퓨터가 작업실에 들어왔는데,
뭐.. 그렇다고..
밤에 혼자 운전하고 가면 그냥 별 생각이 다 생기는 요즘이라...
1. 야구광의 시로 개업하고 1878 일이 지났다고 한다. (날짜계산기가 알려준다...)
변한게 너무 많다.
내 환경, 바뀐 주변인, 작업실의 용도, 작업실의 재고, 그리고 많아진 사람들의 관심.
분신처럼 신경써서 야구광의 시를 해왔다.
복에 겨워 살고있는 지금이 너무 고맙고, 다 그동안 함께해준 사람들이 날 이렇게 만들었다.
진심으로 너무 고맙다.
작업실 오픈 시간에 대해 말이 많은 요즘인데, 야구광의 시는 앞으로도 계속 예약제로 간다. 별거 없다.
동시에 손님이 오셨을때, 한 손님에게 집중을 못하고 응대 없이 다른 한 손님이 그냥 멀뚱히 있다는게....
입장 바꿔 생각하면 정말 별로인거지.
게다가 물건이 손님의 생각을 전달받는 주문제작품을 파는 업장에서는 더더욱...
주 손님이 프로 선수이고, 미래의 프로 선수이다 보니 폐쇄적인 방식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누구한테는 업이고, 누구한테는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도구니까.
그리고 아무 문제 없이 원하는 물건을 전달해줘야 내가 욕을 안먹고, 사는 사람, 파는 사람이 만족하며 거래를 기억한다.
2. 나와 주변인이 늙어가는게 너무 슬프다.
일단 나부터 나이를 먹는게 너무 느껴져서 존나 슬프다.
종합 비타민과 임펙타민을 남몰래 엄청 먹는다. 손도 늙었다. 다 글러브 때문이다. 돈버는 일이라 뭐라 못 칭얼거리겠다.
요즘 할머니 취미는 손자 나이로 시비를 걸어 결혼 얘기 - 모아둔 돈 얘기 - 결국 "너는 문제야" 라는 연속 3단콤보로 갈군다.
(받아치지 못해 괴롭다. 약오른다.) 다 내가 늙어서 그렇다.
야구실력이 줄었다 아니 이제 없다. 4이닝 이상 투수를 하거나 포수를 하면 월요일에 정말 헬요일이다. 뭘해도 힘들다. 밥숟가락 드는것도..
그래도 비거리는 늘어서 다행이다. 살이쪄서 그런거 같다.
센치해지는 경우가 많고, 별거 아닌 일인데, 괜히 심각해지고 고민을 엄청한다. 그냥 찌질해졌다는 소리다.
방황하며 한심한 생활을 같이 한 내 친구들은 장가가서 연락이 뜸하고, 시집가서 연락이 끊기고, 어느 덧 FA선수가 되고,
나이로 따지면 중고참 꼰대 원로 야구인이 되었다.
대학로에서 조빱질하며 햄버거 먹던 라라와 받구는 직장이 되었다.
(직장 다닌다고 밥도 막 사고, 명품도 안어울리는 것들이 막 사댄다. 아아아아.... 이 병신들.... )
영길이가 고등학생이 되어 계좌번호를 보낸다.
후쿠오카 아버지가 주량이 부쩍 준 걸 보면 참 슬프다. (내가 술이 늘어서 그런건 절대 아니다.)
어느 덧 6살이 된 쿠도세린하고 말싸움하면 질거 같다.
나는 당구도 못치고, PC게임도 별 취미없고, 여려사람들 모여 시끄러운데서 술먹는거 안좋아하고... 암튼 존나 재미 없는 인간이다.
친구들 만나서 아무말하고, 그냥 시간보내는게 취미이자 시간을 보내는 유일한 방법이라 혼자 술을 마시거나 동네 조용한 애들하고 술먹는 경우가 많다. 그걸 가지고 또 술 많이 먹고 다닌다고 뭐라하는데.. 나 취미야.. 이해해줘 친구들.
아무튼, 그래도 여자친구 보다 얼굴은 안그럴 수 있지만, 한 살 어린건 다행이다.
이렇게 몇년 전에는 상상을 안했던 일들이 너무 많아졌다. 슬프다.
3. 어느 순간부터 사람이 보인다...
내가 독심술을 부리는거도 아니고, 그냥 직업상 처음 보는 사람, 손님 등등 사람을 많이 만나다보니,.
대화를 하며 의견을 나누고 상대방의 표정도 보고 말투를 보면서... 그냥 보인다.. 내가 속물이 되었다.
더 신기한건 내가 예상했던 것과 딱 들어 맞는 경우가 많아서 그게 더 신기해..
그냥 요즘 들어 느끼는건데 가장 무서운건 사람. 혀, 입.
한번 틀어진걸 다시 돌리는건 아니라 생각하며 믿고 지내니까 마음이 편하다.
나 편하자고 사는거지 알아달라고 살필요는 없다. 어차피 나중에 다 알게 된다.
관세음보살 옴마니반메홈